단상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한 '큐잉'과 '아웃풋 공부법'

cTHUgha 2022. 3. 23. 18:37

최고의 공부법을 찾아서

공부와 시험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은 공부법의 황금률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만화 원피스에서 골. D. 로저가 남겨놓은 원피스를 해적들이 찾아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공신'들이 남겨놓았다는 기적의 공부법만 있으면 효율적으로 쉽게 성적이 상승할 것만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현대 과학의 발전으로 공부의 핵심은 특이한 공부법이 아니라 바로 '메타인지', 즉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임이 밝혀졌다. 하지만 메타인지라는 것을 공부하면서 잘 적용해본 적이 있는가? 그래서 공부를 잘하고 있는가? 

 

알아도 적용하기 힘든 메타인지

메타인지는 쉽지 않다. 공부라는 추상적인 개념에는 더더욱 적용하기 쉽지 않다. 그러면 이 메타인지를 잘 적용하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비교적 그 결과물이 잘 드러나는 운동으로 예를 들어보자.

피트니스 센터에서 스쿼트를 배우기로 했다. 먼저 트레이너님께서 설명해주신다. 스쿼트의 종류는 무엇이고, 시작 자세는 어떻고, 척추 중립을 유지하고 후면 사슬을 개입시키고, 무게 설정을 어떻게 하고 등등... 쭉 '강의'를 듣는다. 책도 읽는다. 스쿼트 할 때 무릎의 토크가 어쩌고 무게중심이 미드풋에 오고 등등... 자 이제 바벨 앞에 서보자. 그는 곧잘 스쿼트를 잘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왜 배웠는데 잘하지 못하는 것일까? 

 

 

항상 빼먹는 학습의 필수 과정, '아웃풋'

학습이라는 과정은 정보의 저장이라는 수동적인 과정(인풋)이 아니다. 뇌의 정보처리 과정은, 외부정보를 받아들여 부호화(encoding)하고, 이를 저장하였다가 인출하는 능동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단순히 보고 듣고 이해한다는 '인풋'이라는 과정으로는 학습의 반절 과정밖에 거치지 않은 것이다(사실은 그마저도 이해한 것이 아니라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따라서 학습을 완성하려면 '인풋'한 것을 인출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쳐야 한다.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다시 스쿼트로 돌아와 보자.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스쿼트를 시도해본다. 정확한 자세, 근육과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거울을 보고 본인의 자세를 파악하여 부족한 점을 고쳐야 한다. 정확한 무게와 횟수에 맞춰서 여러 번 운동해야 한다. 이렇게 '아웃풋'을 해야만 비로소 스쿼트를 '비교적' 잘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다시 한번 문제가 생긴다. 그것은 바로 배운 대로 몇 번 반복해도 잘 안된다는 것이다. '운동신경이 좋다'는 사람들처럼, 선천적으로 학습의 과정이 잘 이루어져서 강의를 본 것만으로 몇 번 만에 곧잘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평범한 대다수는 대부분 삐걱거린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은 따라주지 않는 것이다.

 

 

큐잉과 피드백

이처럼 학습하다 보면 막히는 부분이 반드시 생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큐잉'이다.

스쿼트 할 때 '대퇴사두와 후면 사슬 근육에 고르게 텐션을 줘야 한다'라고 해보자. 잘 되지 않는다. 이때 트레이너의 '큐잉'이 들려온다. "양 발바닥으로 바닥을 꼬집어 밀어!"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그러한 느낌을 가지고 따라 하면 오히려 원하는 목표 동작을 쉽게 달성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최대 호흡량의 70% 정도에서 발살바를 통해 복압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식보다는 트레이너의 '크게 들이쉬고 살짝 뱉고 배 흡!'이라는 큐잉이 원하는 동작을 이루기 쉽게 한다는 것이다.

 

지식적인 이해로는 개선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에서 적절한 큐잉을 지시받아 반복하다 보면, 비로소 온전히 이해되기 시작한다. '아 발바닥으로 바닥을 꼬집었을 때의 하체 긴장감이 대퇴사두와 후면 사슬에 고르게 텐션이 잡힌 것이구나', '아 이게 한 70% 정도 복압을 유지하는 것이구나'와 같이 말이다. 위의 과정처럼 문제를 찾고 적절한 큐잉을 찾아 반복하는 과정이 바로 훈련 또는 피드백이다. 이러한 과정을 버틸 수 있는 마인드셋 장착과 중장기적인 훈련계획을 세우고, 앞서 말한 피드백의 과정을 수십 번 수백 번 사이클을 돌려야만, 비로소 우리는 '시험'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스쿼트를 잘하게 된다.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법

다시 공부로 돌아와 보자. 공부는 스쿼트와 마찬가지로 '인풋 - 아웃풋 - 큐잉 - 피드백'이 정교하게 돌아가야 하는 고도의 두뇌 활동이다. 여기에서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차이가 드러난다. 대부분의 중하위권에서 성적 향상이 어려운 이유는 '인풋 - 아웃풋 - 큐잉 - 피드백'이라는 사이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공부에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있기 때문에, 중하위권의 경우 사이클의 결점을 몇 가지 개선해주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상위권으로 도약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 상위권은 이미 사이클은 완성되어있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른 미세 교정들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중하위권에 있을 때는 이상하게도 상위권들의 수많은 공부법과 지엽적인 방법론적인 부분을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마저도 맞지 않는 공부법과 방법론을 '인풋'만 했을 뿐 역시나 '아웃풋 - 큐잉'은 빠져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2208103

 

영어 3등급 벽을 뛰어넘는 아웃풋 공부법

“영포자가 ‘외우는 공부’를 할 때 공신은 ‘기억을 끄집어내는 공부’를 한다!”“영어 20점 학생을 97점으로 만든 기적의 영어 강사 ‘영포자들의 신’이 소개하는 아웃풋 공부법”작가는 

book.naver.com

 

신간을 하나 소개받았다. '아웃풋 공부법'에 관한 책이다.

'아웃풋 공부법'이란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학습도구를 사용하여 기억을 끄집어내는 공부를 말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학습도구는 문제 풀기, 자기에게 질문하고 답하기, 추론하고 요약하기와 같은 방법들을 말한다. 책에서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아웃풋을 하는지 예를 들어 비교하고 자세한 아웃풋 공부법을 소개한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공부 방법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어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과정에 있어 막힐 수 있는 부분을 제시해주고 '큐잉'해준다는 것이다. 책 이름에 '공부법'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어 복잡한 메타인지, 뇌과학과 심리학, 공부방법론으로 점철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중하위권을 다년간 상위권으로 올렸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바닥으로 바닥을 꼬집어!'라는 트레이너 선생님의 외침과 같은 큐잉들을 준비했다. 예를 들어 '내신 서술형을 준비하는 것이 어렵다'면 '역으로 해석을 영작해서 원래 문장과 비교해라'는 방법들을 상세하게 지시해주는 식이다. 따라서 무지성으로 반복하는 공부를 했거나 상위권의 공부법을 따라 하다가 지쳤던 중하위권 실력의 학생이라면 자기의 상황에 맞는 부분을 잘 골라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법과 노하우를 떠나서도 책이 쓰여 있는 포맷이 훌륭한 메타인지의 사고 구조를 보여준다. 형식만 따와서 다른 과목이나 어떤 종류의 시험에 적용시켜도 놓치는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꼭 영어가 아니더래도 중하위권에서 탈출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위 책을 읽어보고 따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제가 직접 구매한 책입니다.